
평창동 주택에 시공된 벽돌은 벨기에 수입벽돌 비네르베르거의 크라소 CBRG(Classo Blauw-Rood Genuanceerd) 모델입니다.
CBRG라는 이름은 네덜란드어로 '푸른빛과 붉은빛이 조화롭게 혼합된 색조'를 의미합니다. 이름 그대로 이 벽돌은 일반적인 적색 벽돌과는 다른 깊이 있는 색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붉은 색조 위로 은은한 청색 계열이 더해지면서 와인 컬러를 연상시키고, 보는 각도와 빛의 변화에 따라 짙은 보랏빛까지 느껴지는 풍부한 색채를 보여줍니다.
여기에 벨기에 비네르베르거 특유의 수공예 질감이 더해져, 단순한 외장재를 넘어 하나의 건축 재료로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벽돌 하나하나에 담긴 자연스러운 표면의 변화와 깊이감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질리지 않는 품격 있는 외관을 완성합니다.
이번 현장은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고급 단독주택입니다. 대지의 경사와 형태를 자연스럽게 활용한 설계가 돋보이며,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지는 입면은 단정하면서도 다채로운 건축미를 보여줍니다. 절제된 선과 입체적인 매스가 어우러져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독자적인 존재감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번 시공에서는 수공예 벽돌의 질감과 색채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무메지 시공이 적용되었습니다. 일반적인 메지 시공이 벽돌 사이의 선을 강조하는 방식이라면, 무메지 시공은 벽돌 자체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시공 방식입니다.
줄눈의 존재감은 최소화하고 벽돌의 색감과 표면 질감이 더욱 돋보이도록 하여, 재료 본연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드러냅니다.

크라소 CBRG는 이미 여러 유명 건축물에도 사용된 바 있습니다. 방학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파인트리스텀프 역시 동일한 벽돌이 적용되었으며, 이곳 또한 무메지 시공을 통해 수공예 벽돌 특유의 깊이 있는 질감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런던베이글뮤지엄 잠실점 하부 외벽에는 같은 벽돌을 사용하면서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두툼하게 몰탈을 올리는 방식으로 시공하여 거친 질감과 수공예 벽돌의 표정을 더욱 강조했으며,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투박한 아름다움과 오래된 건축물 같은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표현했습니다. 같은 벽돌이라도 시공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공간의 성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크라소 CBRG는 화려한 색상을 가진 벽돌이라기보단 중후한 톤의 벽돌입니다. 적색과 청색이 만들어내는 깊이 있는 색조, 그리고 수공예 벽돌만이 표현할 수 있는 질감이 만나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가치 있는 외관을 완성하는 모델입니다. 평창동 주택 역시 이러한 벽돌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건축주와 설계자가 추구한 품격 있는 주거 공간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