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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벽돌, 색채의 미학

랜더스 테글 (Randers Tegl)과 에겐순드(Egernsund)를 두고 흔히 ‘색채의 미학’이라 말한다.

이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 덴마크 벽돌의 색은 장식이 아니라 구조이기 때문이다.


덴마크 벽돌은 한 가지 색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하나의 벽돌 안에 여러 온도의 색이 공존하고, 벽돌과 벽돌 사이에는 의도된 불균형이 남아 있다. 붉은 기운 위에 회색이 겹치고, 갈색의 깊은 톤 사이로 미세한 그을림이 스며든다. 이 색의 중첩은 도색이나 표면 처리로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흙과 불의 기록이다.


유럽의 많은 벽돌이 정제된 색의 완성도를 추구한다면, 덴마크 벽돌은 색의 흐름을 설계한다. 개별 벽돌은 불완전하지만, 면이 되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그래서 가까이에서 보면 벽돌 하나하나가 다르고, 멀리서 보면 하나의 깊은 색면으로 수렴된다. 이 거리감에 따라 달라지는 인상이 덴마크 벽돌이 가진 가장 큰 미학이다.


Randers와 Egernsund의 색은 “예쁘다”기보다 침착하다. 강하게 주장하지 않지만, 빛을 받으면 미묘하게 반응하고, 그림자를 만나면 또 다른 층을 드러낸다. 시간에 따라 색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정리되며 깊어진다. 색이 늙는 것이 아니라 건물이 색을 흡수하는 과정처럼 보인다.


그래서 덴마크 벽돌은 재료라기보다 배경에 가깝다. 건축을 압도하지 않으면서도, 공간의 온도와 밀도를 결정한다. 색이 형태를 설명하지 않고, 형태가 색을 지배하지 않는다. 그 균형 위에 덴마크 벽돌 특유의 품위가 놓인다.


‘색채의 미학’이라는 말은, 덴마크 벽돌이 색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정확한 요약이다.

색을 입히지 않고, 색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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